배낭여행 9일차.

국경도시는 정말 재밌는 곳이다. 불과 몇 발자국밖에 떨어지지 않았지만 양 국의 느낌이 사뭇 다르다.

왠지 다른 것 같으면서도 같은 부분이 있는데 그런 사소한 재미를 찾는게 나는 참 좋다.

 

윈난성(云南省, 운남성) 홍허하니족이족자치주(红河哈尼族彝族自治州)의 허커우현(河口县).

 

윈난성은 비록 바다와 접하지 않았지만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와 붙어있기에 무역규모는 상당하다.

 

그 중에서도 베트남의 경제발전의 수혜를 고스란히 받고 있는 곳이 홍허하니족이족자치주(红河哈尼族彝族自治州) 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막상 베트남 무역의 전진기지인 홍허주의 허커우현은 생각보다 조용한 곳이었다.

 

 

중국 - 베트남 국경 앞을 따라 상가가 조성되어있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기에 베트남에서도 중국산 공산품의 수요가 상당하다.

 

우리나라는 중국산 제품이 저렴해서 쓰고 있지만 베트남에서 중국산 제품은 최신 유행의 척도인가보다.

 

의외로 허커우 국경사무소 앞 상가는 의류, 전자제품, 술, 담배, 악세사리 등 나름 고급 품목을 취급하는 상점이 많았다.

 

여기가 중국과 베트남의 국경지역이라고 알 수 있는건 각 상점마다 베트남어가 병기되어 있다는 것.

 

 

오전 9시에 국경 문을 열기에 지금은 문이 굳게 닫혔다.

 

 

국경 문을 열고 닫는다는 것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장면이다.

 

 

어제 시내버스를 탔던 곳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신터미널로 이동하기 전 아침을 먹는다.

 

허커우가 중국 땅이라곤 하지만 사실 이 땅은 100년전에 중국 땅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1979년 중국 - 베트남 전쟁이 일어났을 때 허커우와 라오까이 지역은 격전지였고

 

1999년이 되서야 평화협정을 맺고 국경선을 확정했다고하니 라오까이랑 허커우는 사실상 같은 곳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상하게 허커우에서 먹는 음식은 중국 향이 강하다.

 

같은 쌀국수인데도 베트남 쌀국수는 맑은 곰탕에 말아먹는 국수 같은 느낌인데

 

중국 쌀국수는 중국 틱한 고명이 올라간 중국 국수다.

 

다리 하나를 건넜을 뿐인데 어떻게 이렇게 확 다를까?

 

 

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가면 새로 지은 터미널이 나온다.

 

 

전날 미리 7시 40분 버스표를 예매했으니까 바로 버스를 타러 가야지.

 

근데 왜 하필 다음 행선지가 진핑(金平, 금평)이냐고?

 

진핑(金平, 금평)이 대체 무슨 도시길래..?

 

 

오늘 내가 이동 할 노선은 중국과 베트남의 경계지역인 허커우(河口)에서 버스를 타고 진핑(金平)까지 가는 것이다.

 

그 후에 진핑(金平)에서 진수이허(金水河)를 간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과 베트남을 오갈 때 허커우 - 라오까이 국경을 이용하지만

 

중국과 베트남 사이에는 허커우 외에도 4곳의 국경이 있다.

 

잘 알려진 국경으로는 허커우(河口), 요의관(友谊关), 둥씽(东兴)이 있고 잘 안알려진 국경으로 진수이허(金水河), 롱빵(龙邦)이 있다.

 

나는 잘 안알려진 국경 중 하나인 진수이허(金水河)를 가고 싶었다.

 

인터넷에서도 중국 - 베트남 국경 하면 허커우(河口)와 요의관(友谊关)만 나와서 하나의 루트를 개척해보고도 싶었다.

 

진수이허(金水河)는 변방중의 변방이기에 가기 위해서는 중간에 진핑(金平)에서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

 

 

중국의 교통인프라를 보면 가히 놀랍다.

 

변방지역까지 고속도로가 만들어졌으니까.

 

 

이 고속도로를 타고 400Km 를 가면 윈난성의 성도 쿤밍이 나온다.

 

 

고속도로에 들어서자마자 주변에 보이는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층층이 나무가 있는건 고무나무인데 기존 산에 있던 원시림을 모두 베어내고 돈 되는 작물인 고무나무를 심어 놓은 것이다.

 

베트남에서 보지 못한 중국의 스케일이다.

 

중국은 어떤 작물을 하나 심었다 하면 지평선 너머까지, 산 등성이 전체에 심어버린다.

 

 

또 한쪽에는 바나나밭이 펼쳐져있다.

 

우리나라엔 필리핀산 바나나만 들어와서 바나나하면 필리핀으로만 알고 있지만

 

중국에서 생산하는 바나나의 양도 상당하다.

 

이 쪽 산 전체가 모두 바나나밭이다.

 

 

실제로 보게되면 그 방대한 규모에 놀랄 뿐.

 

 

허커우의 해발고도는 약 60m로 홍허주 일대에서 가장 낮은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허커우 지역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꾸준히 올라간다.

 

 

주변 산세를 보면 우리나라 영동고속도로보다 더 험준한 지형인데 이 지형에 고속도로를 놓은 걸 보면

 

더 이상 중국의 토목기술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보면 볼 수록 중국은 편견을 깨고 봐야한다.

 

너무나 빠르게 발전하고 달라지기에..

 

 

저 높은 산 꼭대기까지 모두 바나나밭이다.

 

주변에 민가는 보이지도 않는데 어떻게 저 높은 산까지 바나나를 가꿀 수 있을까.

 

 

허커우 지역을 보면 반도형으로 베트남쪽으로 푹 들어가있다.

 

이 고속도로는 중국과 베트남 경계를 따라 쭉 올라오는 형태인데

 

고속도로를 타고 가면서 왼쪽 산은 베트남 산, 오른쪽 산은 중국 산이다.

 

왼쪽 산은 고무나무가 많았고 오른쪽 산은 바나나가 많았다.

 

흔히 우리가 아는 국경은 철조망이 쳐있고 각 국의 군대가 국경을 수비하는 형태로 생각하는데

 

중국과 베트남 국경은 딱히 어떠한 장애물도 없고 지도를 보기 전까지는 이 땅이 어느나라 땅인지 모를 정도다.

 

그래서 탈북자들이 이런 산을 넘어 밀입국이 가능한 것일지도.

 

 

계곡이 있으면 다리를 놓고 산이 가로막고 있으면 산을 깍아서 길을 만든다.

 

 

허커우에서 출발한 버스는 신제(新街, 신가) 지역에 잠시 멈춘다.

 

전형적인 중국의 농촌마을로 우리나라로 치면 면소재지 정도가 되겠다.

 

그런데 저기 왼쪽에 초록색 과일이 뭘까?

 

궁금해서 이름이 뭐냐고 물어봤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망고란다.

 

아.. 망고도 원래 초록색이었구나.

 

 

신제지역 부터는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고불고불 옛길을 따라 간다.

 

불과 10년전에 허커우 지역은 이런 길로 가야했다고 한다.

 

지금보다 소요시간이 2배 ~ 3배 가량 더 걸렸고 변방의 오지 중 오지였다고 한다.

 

베트남의 경제발전으로 양국 간 무역규모가 늘어나면서 SOC투자가 늘어나게 되고

 

변방지역도 교통의 오지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

 

 

윈난성은 산 지역이 많아 비가 자주 온다.

 

구름이 산을 넘어가면서 한 쪽에서 비를 뿌리기 때문에 산을 한번 넘으면 비가 오고 또 산을 넘으면 비가 그치고 한다.

 

신제(新街, 신가) 지역까지는 비가 오지 않았는데 만하오(蔓耗, 만모) 지역부터는 또 비가 온다.

 

만하오(蔓耗, 만모) 역시 우리나라로 치면 면지역인데 이 지역만하오의 특산물이 망고란다.

 

그래서 길가에 망고를 파는 노점상이 많이보인다.

 

 

만하오(蔓耗, 만모)를 지나 홍강을 건너면 이제는 고속도로가 없다.

 

 

그렇다고 길이 나쁜건 아닌게 고속도로 수준의 길이 뚫려있었다.

 

미리 구글지도로 봤을 때는 고불고불해서 가는 길이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이었군.

 

 

만하오의 평균 해발고도는 약 300m다.

 

허커우에서도 약 250m를 올라왔지만 본격적으로 만하오지역부터 오르막이 시작된다.

 

슬슬 산 허리에 구름도 끼고..

 

 

버스는 계속해서 올라간다.

 

밑에서 본 구름은 이제 안개가 된다.

 

 

버스를 타고 산 등성이를 넘을 때마다 열대우림이 펼쳐지는게 장관이다.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이라 군데군데 낙석의 흔적이 보인다.

 

 

산 하나를 넘으면 날씨가 굳어지고..

 

 

이동하면서 멋진 풍경이 보인다.

 

이건 구이린 롱지티티엔(龙脊梯田, 용척제전)에서 본 계단식논인데??

 

이 근처 웬양(元阳, 원양)에 다락논이 많다고는 들었는데 이 지역에도 다락논이 있었구나.

 

 

점점 멋진 풍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계곡을 따라 계단식논이 펼쳐져있는데 실제로 보면 장관이 따로없다.

 

역시나 궁금한게 주변에 사람은 살고 있지 않은 것 같은데 산 하나 통채로 논을 만들어 경작하는 사람은 누굴까?

 

다락논을 볼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는데 버스를 타고 가는 도중에 이런 장관을 보게되어 기분이 좋다.

 

 

진핑현에 가까워질수록 다락논이 많이 보인다.

 

내가 버스를 타고 가는게 아니었다면 중간에 내려서 사진을 참 많이 찍고 싶은데..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진핑 다락논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아니, 중국 사람들도 이 곳에 다락논이 많은지 모르고 있을껄?

 

대다수 사람들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웬양의 다락논을 찾지만

 

나는 이 곳 진핑의 다락논이 더 좋다.

 

마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세계를 찾았을 때 황홀함이라고 할까?

 

 

만하오에서 약 1시간 가량을 이런 다락논을 보고 가는데 연식 탄성이 나온다.

 

그리고 내가 탄 버스는 마치 다락논을 구경하는 투어버스 같은 느낌도 난다.

 

 

이제 곧 있으면 진핑현에 도착한다.

 

 

산을 넘고 또넘고.. 상당히 많이 올라온 것 같은데도 길은 계속해서 오르막이다.

 

 

버스에 탄 사람들은 이 주변 풍경이 익숙한지 별로 관심이 없다.

 

나만 사진 찍고 신났다.

 

 

이 곳이 얼마나 높은 곳일까?

 

저기 오른쪽 밑에 보면 계곡이 흐르는데 저기서 부터 이 곳까지 족히 1000m는 넘어보인다.

 

윈난성(云南, 운남성)의 이름을 풀어보면 구름의 남쪽이다.

 

이 사진이야말로 여기가 윈난성이라는 것을 잘 말해준다.

 

사람들이 이래서 윈난성 여행을 하려는 것이구나.

 

 

얼만큼 올라왔을까? 더이상 하늘은 보이지 않고 내가 있는 이곳이 마치 하늘나라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 하늘 아래에는 천상의 다락논이 펼쳐져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다락논밭이 왜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을까?

 

버스를 타고 1시간 가량 산을 오르면서 펼쳐지는 장관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산 꼭대기의 372m 짜리 대교.

 

도로 상태를 보아하니 이 길이 만들어진지 얼마 안되보이는데 예전에 신작로가 없었던 시절엔 어땠을까?

 

정말 변방의 변방, 오지 중 오지가 아니었을까?

 

 

그래서 이 같은 절경이 알려지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세계 3대 트레킹코스 중 하나가 윈난성의 호도협이다.

 

이 곳 진핑에 트레킹코스를 만들면 어떨까?

 

마침 베트남 사파랑도 가깝겠다, 고산도시 트레킹이라는 여행테마를 만들면 정말 대박치겠는데.

 

달리는 버스안에서 찍은 사진이 이 정도인데 실제로 보는 풍경은 사진보다 백 배, 천 배 더 멋지다고 자부 할 수 있다.

 

 

산 하나가 모두 논이지만 벼가 자랄 수 있는 이유는 이 지역의 강수량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해발고도가 높고 구름이 자주 끼는 특성 탓에 365일 매일 비가 내린다.

 

선선한 기후와 많은 강수량은 굳이 인공적인 수로시설이 없어서 자연적으로 벼를 자라게끔 해준다.

 

 

약 1시간 정도 진핑 부근의 다락논을 보며 힘들게 올라왔을 무렵..

 

눈 앞에 도시가 보인다.

 

 

생각보다 큰 도시 규모에 놀랐다.

 

아니 이렇게 높은 곳에 이런 도시가 있다니.

 

이 곳은 진핑먀오족다이족자치현(金平苗族瑶族傣族自治县)이다.

 

현급도시로 우리나라로 치면 군(郡)지역인데 인구는 약 40만명을 바라본다고 한다.

 

인구 40만명이면 우리나라로 치면 상당히 큰 시(市)인데 역시 인구 대국인 중국에선 그저 평범한 군(郡)지역인가 보다.

 

 

이 길을 따라 쭉 가면 오늘 내가 갈 목적지인 진수이허(金水河, 금수하)가 나온다.

 

하지만 이 버스는 진수이허(金水河, 금수하)까지 가지 않기에 진핑(金平, 금평)에서 내려서 버스를 바꿔 타야한다.

 

 

내가 진핑현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은 뭐라고 할까?

 

변방지역의 숨겨진 보물을 찾은 느낌이라고 할까?

 

너무 놀랍고 신기할 뿐이었다.

 

이미 진핑에 오기 전부터 생각지 못했던 다락논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는데

 

높은 산을 계속 오르며 도착한 도시가 생각외로 굉장히 컸기 때문이다.

 

마치 자동차를 타고 한계령, 미시령 정상까지 꾸역꾸역 올라갔는데

 

고개 정상에 대규모 도시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게 어떤느낌일까?

 

음.. 굳이 과장하자면 페루의 마추픽추 같은 느낌도 있다. 고산 꼭대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딱 이 곳 진핑이거든.

 

조금 축소해서 말하면 우리나라 강원도 태백의 느낌하고도 조금 비슷하다.

 

차를타고 산을 오르고 올라 1300m 대지의 거대한 도시, 이 곳은 진핑(金平, 금평)이다.

 

 

꽤 큰 도시라 그런지 터미널도 두 곳이다.

 

허커우에서 타고온 버스가 도착한 곳은 진윈터미널(金运汽车站, 금운터미널)이다.

 

 

도착해서 버스 행선판을 보는데 내가 가고자하는 진수이허(金水河, 금수하)는 없다.

 

순간 당황해서 물어보니 진핑 지역엔 두 곳의 터미널이 있고 진수이허 가는 차는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동한 진핑터미널(金平汽车客运站, 금평터미널).

 

 

이 곳에 보면 옆에 다마스 처럼 생긴 미니버스가 있는데 이 차를 타고 변방의 진수이허 까지 갈 수 있다.

 

행선지는 나파(那发, 나발)라고 적혀있는데 진수이허가 나파라고 한다.

 

원래 이름은 나파인데 국경사무소가 들어서면서 진수이허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정말 놀라운게 진핑과 허커우 모두 홍허주에 속해있는 현급도시다.

 

베트남과 교역하는데 있어 중심지 역할을 하고, 진핑보다 교통이 좋은 허커우보다

 

이 곳 진핑이 도시 규모가 더 크고 인구도 많다는 것이다.

 

더욱이 진핑은 해발 1300m 고지에 위치하고 있어서 접근성도 더 좋지 못했을텐데 말이다.

 

도로가 새로 만들어진 지금은 진핑 역시 쉽게 오고갈 수 있긴 하지만 그래도 고속도로가 통과하고

 

버스가 더 많이 다니는 허커우에 비하면 진핑의 접근성이 과연 좋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정말 미스테리한 도시다.

 

미니버스를 타고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진수이허(金水河, 금수하)로 간다.

 

 

이 곳은 비가 오는 탓에 낙석사고가 잦다.

 

산사태가 조금 더 크게 났었다면 길이 막혀 가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러고보면 윈난성과 쓰촨성을 여행할 때엔 여러 변수가 많이 작용한다.

 

정말 길이 끊겨 오도 가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충분히 발생하니까.

 

 

진핑을 떠나 진수이허로 가는 길은 계속 내려막길이다.

 

참 신기하다. 어떻게 가장 높은 곳에 도시가 생겼을까?

 

 

삥~ 돌아 저기 보이는 길로 가야된다.

 

 

다운 힐~ 다운 힐~ 다운 힐~

 

 

진핑에서 진수이허로 가는 길목에는 다락논과 바나나가 혼재되어있다.

 

 

계속해서 내려간다.

 

이제 슬슬 구름이 하늘에 보이고..

 

 

예전 이 곳에 거주하고 있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자연은 위대하지만 중국 사람들은 더 위대하다.

 

이런 곳에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주고 있으니.

 

 

진핑에서 진수이허까지는 약 40분 정도가 걸리는데 계속 이렇게 내려막길로 이루어져있다.

 

 

봐도봐도 경이로운 중국의 바나나밭.

 

 

한참을 내려온 끝에 드디어 평지가 보이고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을에 도착했다.

 

이 마을은 진수이허쩐(金水河镇, 금수하진)으로 镇이 우리나라로 치면 면 정도가 된다.

 

 

베트남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역인데 참으로 조용한 동네다.

 

마을엔 몇개의 식당이 있는데 이 식당엔 베트남어가 병기되어 있다.

 

약간 국경도시 같은 느낌이 나는데?

 

(아니 국경도시 느낌을 강요받는 것 같기도 하고..)

 

 

복잡한 중국이지만 변방지역은 한적하기만 하다.

 

마을도 정말 작아서 걸어서 10분 정도면 마을을 다 둘러볼 수 있다.

 

 

이런 조그만 마을에도 당연히 초등학교가 있다.

 

 

아이들도 있었는데 이 곳에서 외부 사람을 보는게 쉽지 않아서 그런지 나를 계속 쳐다본다.

 

그래, 나 외국인이야 ㅋㅋ

 

 

골목 어귀에는 전통복장을 하고 있는 아주머니들이 계셨다.

 

 

앗, 이건 중국 다큐멘터리에서만 봤던 두부구이 모습!

 

두부를 살짝 말린 것을 화롯불에 놓고 구워먹는 것이다.

 

자기가 먹은만큼 셈해서 계산하는 방식인데 나도 한번 먹어보고 싶어서 자리를 잡아본다.

 

이 두부구이는 중국 윈난성 남부지역에서 먹는 별식인데 중국 변방 끝머리에서 이런 모습을 보다니 신기하다.

 

더불어 소수민족 아주머니들과 함께 먹는 자리라 나로선 영광 ㅋ

 

 

이 두부구이를 어떻게 먹냐고 물어보니까 소수민족 아주머니께서 친히 양념장을 만들어주신다.

 

 

본인 양념장을 만드시고 나를 위한 양념장도 직접 만들어주셨다.

 

간장에 고추가루, 마늘, 후추 등을 넣은건데 우리나라의 간장 양념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진 찍어달라고 하니까 이렇게 찍어주네 ㅠㅠ

 

 

맛있게 두부구이를 먹고 이제 베트남으로 넘어가볼까나?

 

앞서 말했듯 나는 중국 복수비자를 갖고 있기 때문에 베트남으로 넘어간 뒤 다시 중국으로 돌아올 수 있다.

 

중국 쪽 마을도 구경했으니 반대 쪽 베트남 마을도 한번 구경하고 와야지 ㅋㅋ

 

 

바나나도 꽃이 있구나!

 

 

마을 중심부에서 약 5분정도 걸어가면 국경사무소가 나온다.

 

 

국경 사무소 근처에는 중국과 베트남 양 국의 지도자의 모습과 '미래를 향해 서로 돕자'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저 쪽 건너편이 베트남이고 내가 서 있는 곳이 중국이다.

 

이게 국경지역이라니 참으로 허술해 보인다.

 

 

이 바나나들은 베트남에서 수입해온 걸까?

 

 

중국 진수이허 국경의 모습.

 

 

이제 저기를 넘어가면 베트남인데..

 

 

그런데 나는 넘어갈 수 없었다.

 

이 곳 진수이허 국경은 이 곳에 살고있는 주민들을 위해 통로를 만든 것이기에 외국인이 지나갈 수는 없다고 한다.

 

아니 뭐야.. 국경이면 다 오고가고 할 수 있는거지 왜 외국인은 안되는지??

 

저기 조그만 하천만 건너면 바로 베트남인데.. 저기 옥수수 있는 곳은 철조망도 없는데..

 

지척의 땅을 두고 못가는 심정이 너무 안타까웠다.

 

 

이유인즉슨 원래 진수이허 지역은 소수민족이 거주하고 있던 땅이었다.

 

사실 그 소수민족들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중국인이냐, 베트남인이냐는 중요치 않았고

 

사실 크게 개의치않고 살아온 세월이 굉장히 길었다.

 

하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웃마을, 이웃집이었던 사이였는데 1999년 최종적으로 중국과 베트남간 국경이 확정되고

 

이웃처럼 지내던 서로가 이산가족이 되어버린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처럼 완전한 이산가족은 아니겠지만 중국과 베트남의 특성상 상대 국을 방문할 때엔 비자가 필요하기에

 

이웃집을 가기 위해서 여권을 만들고 비자를 만들어야 서로 왕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이 곳엔 출입국 사무소가 없었기에 이웃집을 가기 위해 불법으로 밀입국을 해야하는 경우도 생긴 것이다.

 

그래서 이 지역 주민들은 정부에 주민의 통행을 위해 출입국 사무소를 만들고 이 지역 주민에 한해

 

간소하게 국경을 넘을 수 있게끔 해달라고 청원했고, 그 결과 생긴 것이 이 곳 진수이허 국경인 것이다.

 

 

이 곳 진핑현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은 특별 통행증을 발급 받을 수 있다.

 

20위안(우리나라돈 3500원 가량)을 내면 3개월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통행증을 준단다.

 

이 통행증을 소지하고 있으면 베트남과 중국을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곳 진수이허의 경우 전자여권 판독기가 도입되지 않아서 나 같은 외국인들은 출입국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 다리를 기준으로 왼쪽은 중국, 오른쪽은 베트남이다.

 

마찬가지로 광시좡족자치구의 롱빵(龙邦) 국경 역시 지역주민들만 왕래할 수 있는 중국-베트남 국경이다.

 

추후 이 곳의 교통이 좋아지고 외국인들이 많이 찾게되면 이 곳 진수이허 국경 역시 외국인에게 개방되는 날이 올 것이다. 

 

 

힘들게 변방의 진수이허까지 왔는데 베트남을 찍지 못하고 가는게 너무 아쉽다.

 

여권에 특별한 출입국 도장 한번 찍어보려 했는데 아쉽게 되었네..

 

출입국 사무소 직원한테 간곡히 부탁을 했지만 규정상 안된다고만 한다.

 

뭐 그렇다고 내가 불법으로 베트남 땅 한번 밟을 수도 없는것이고..

 

나의 현재 상태를 이 개가 잘 표현해 주고 있다.

 

 

베트남 마을을 갈 수 없다면 더이상 진수이허에 머물 이유는 없다.

 

다시 진핑현으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길은 아까와는 반대로 저 높은 산을 꾸준히 올라간다.

 

진수이허의 해발고도는 약 300m, 진핑의 해발고도는 1300m 이므로 약 1000m 가량 쭉 올라가야만 한다.

 

 

변방의 길이라도 금방금방 복구가 되고 있다.

 

 중국의 행정력을 누가 만만디라고 했나.

 

 

높은 산 사이로 계곡물이 흐른다.

 

멋지다.

 

 

저 산 중턱에 있는 가옥에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까?

 

 

다시 진핑으로 돌아와서 이번엔 멍쯔(蒙自, 몽자)로 이동할 것이다.

 

멍쯔(蒙自, 몽자)는 홍허주의 주도로 이 일대에서 가장 큰 도시다.

 

홍허주에 허커우현도 있고 이 곳 진핑현도 있고 하니 이 일대의 버스는 멍쯔로 통한다.

 

하지만 오후 14시 30분이 이미 막차다.

 

아니 무슨 대 낮에 막차가 끊기는지 원.. 

 

 

 

어쩔 수 없이 이 곳 진핑에서 하룻 밤을 자야만 한다.

 

 

그래도 나쁘지 않은게 해발 1300m의 고산지대라 한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날씨가 선선하다.

 

굳이 에어컨, 선풍기가 없어도 쾌적하게 잠 잘 수 있겠다.

 

 

숙소를 잡아놓고 근처 시장에 가서 과일을 사야겠다.

 

이 일대의 특산물이 망고라는데 특산물 망고 맛은 한번 보고 가야지?

 

 

바로 시장이 나온다.

 

 

이 곳 시장엔 어떤게 있을까?

 

이런 시골마을 장터는 또 처음이다.

 

 

진핑이 속한 훙허주는 훙허하니족이족자치주(紅河哈尼族彛族自治州)로 소수민족인 하니족과 이족이 거주하고 있다.

 

진핑은 진핑먀오족다이족자치현(金平苗族瑶族傣族自治县)이라고 해서 먀오족과 다이족이 거주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훙허주에는 하니족과 이족이 있지만 진핑지역엔 먀오족과 다이족이 거주하는 형태다.

 

그래서 그런지 소수민족 정통의상을 입고있는 아주머니를 쉽게 볼 수 있다.

 

생각해보면 베트남 사파가 중국 땅이었다면 사파도 화몽족자치현이 됐을 수도 있다.  

 

 

뭔가 꼬질꼬질하지만 실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나는 꾸며놓은 관광지보다 이런 살아있는 모습을 좋아하니까.

 

 

마침 과일 코너에 망고를 팔고 있다.

 

 

숙소 주인 아주머니도 이 곳 망고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고 요즘 망고가 제철이라고 먹어보라고 하는데

 

솔직히 이 곳 망고가 맛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내가 아는 망고는 노란색인데 초록색 망고는 왠지 덜 익은 느낌이 나서 말이지.

 

그런데 시식으로 준 망고 맛이 꿀맛이다.

 

노란색 잘 익은 망고 딱 그 맛이었다.

 

 

그리고 가격에 또 놀란다.

 

놀라지 마시라 무려 1근(500g)에 1.5위안.

 

망고 1근이라고 하면 대게 2개 정도인데 3위안에 망고가 4개다.

 

망고 4개에 우리나라돈 550원이니까 개당 150원 꼴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망고 하나에 5000원 줘야 먹지 않나?

 

아니, 살아있는 생 망고는 물건 자체가 없지. 

 

 

침대 하나만 있는 방이 없다고 해서 표준방을 구했다.

 

하룻밤 자는데 40위안 밖에 하지 않는다.

 

확실히 시골 마을은 정말 물가가 저렴하다.

 

주하이, 난닝에서 잘 때에도 하룻 밤에 50위안, 60위안 내고 잤는데 그건 도미토리 형태였잖아?

 

그런데 이건 침대 두개에 나 혼자 쓰는데 40위안 밖에 안하다니..

 

중국은 시골과 도시의 물가 격차가 너무 비싸다.

 

 

한국에서는 냉동으로만 먹을 수 있는 생 리치도 까 먹어보고

 

 

망고도 직접 까서 먹어본다.

 

안익은 줄 알았는데 의외로 손톱으로 껍질이 잘 벗겨진다.

 

원래 이 지역 망고가 초록색일 때 먹는건가?

 

주인 아주머니께서 살짝 연두빛이 돌면 익은 거라고 말씀해주시긴 했는데.

 

 

한 입 베어무니 망고 특유의 육즙이 진하게 나온다.

 

캬.. 이 맛이지..

 

가격에 놀라고 맛에 또 한번 놀라고..

 

버스를 놓쳐서 진핑에서 하룻 밤 자야해서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는데

 

망고 맛을 보니 기분이 풀린다.

 

만약 버스를 타고 멍쯔로 바로 갔으면 이 지역 특산물인 망고를 먹을 수 없었겠지?

 

아, 이 망고의 원산지는 아까 지나온 만하오(蔓耗). 만하오(蔓耗) 망고는 윈난성 일대에서 알아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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